Home > 공지사항 > 그대를 위한 촛불이 되리라
서로 만나면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는 동갑 내기 친구가 있다.
그가 늘 하는 말이 있다.
'너는 돈을 벌면 임대업은 절대로 하지 말아라."
간곡하게 타이르듯 말을 한다.
내가 왜 그러느냐고 묻자.
그는 임대업은 세가 나가도 걱정, 안 나가도 걱정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가 안 나갈 때는 언제쯤 나갈까 하고 걱정하고, 세가 나가도 임대료가 제대로
안 나올까봐 걱정이란다.
또한 임대업은 이중장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세를 제때 안 내도 큰 소리를 못 친다는 것이다.
이중장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기에 큰 소리를 못 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예를 들자면 천만원 보증금에 월 100만원을 받는다고 하면 세무서에 신고할 때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50만원을 받는다고 하는 거야."
임대가 밀려도 큰소리를 못 치는 이유는 이중장부한다고 신고할까봐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이중장부의 깊은 내용은 전혀 모르는 자라 한마디했다.
"자네는 무엇이 아쉬워서 이중장부 때문에 큰소리를 못 내고 살아? 돈을 버는 것만큼
세금 내고 살면 되잖아? 내가 자네같이 돈이 많으면 정당하게 세금 내고 콘 소리치며
편안하게 살겠네."
내 말에 그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아, 그런 소리 말게. 자네가 임대업을 안 해봐서 그래,
월 임대료로 들어 오는 것이 1억원 정도 되는데 정식으로 신고한다면 세금으로 빌딩이
다 날아간단 말야."
나는 임대료 1억원이 나온다는 말에 입이 딱 벌어져 할말을 잃었고,
다음 순간 불쌍한 중생이로구나 하는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남이 볼때는 돈 많은 부자이니 부러움의 대상일지 모르나,
내가 볼 때는 지옥에서 사는 사람 같았다.
그는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관절염 등등의 합병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고
하루 밥 세끼도 약물 중독으로 맛도 모르고 억지로 먹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재산관리하느라고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살아가는 형편이었다.
나는 너무 안타까워서 "야! 나는 이 세상에서 지옥에 사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바로
너라고 대답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짓무른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며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봐, 가난한 사람들이 보리밥 먹을 때 너는 갈비 먹을 수 있고,
가난한 사람들이 막걸리 마실 때 너는 양주를 마실 수 있고, 가난한 사람들이 버스 타고
다닐 때 너는 그랜저를 타고 다닐 수 있지.
하지만 너에게는 갈비가 독약이요, 양주가 독주요, 그랜저는 운동 부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네가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내가 볼 땐 네가 먹는 것은 효과가 없고
바로 사자밥을 먹고 있는 것과 같아."
그는 깜짝 놀라면서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 지를 물었다.
그래서 밥 따로 물 따로 먹는 음식조절부터 실천해보라고 했더니,
"나는 죽어도 그 조절법은 못해. 물 없이는 밥을 한 숟갈도 못 먹어." 하는 것이다.
나는 그가 더울 불쌍하고 측은하게 생각되었다.
"내 말 좀 들어봐, 성경 전도서에 '해 아래 사는 사람 중에 제일 큰 폐단을 보았나니
자기 몸을 해롭게 관리하는 자'라고 기록되어 있어.
내가 볼 때 너야 말로 해 아래 사는 사람 중에 제일 실패한 사람 같아.
돈이 많으면 뭐하니,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재산관리 때문에 온갖
신경쓰느라 자기 건강 하나도 못 지키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네가 바로 지옥에 사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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