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공지사항 > 그대를 위한 촛불이 되리라
사람들은 누구나 편히 살기를 원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편안하게 살아가려면 경제적 여유보다 현실에 만족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돈이 없을 때는 돈만 많으면 편하게 살 것 같지만, 막상 돈이 많아지면 삶이 복잡해지고 자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고생하며 돈을 벌 때는 돈 버는데 신경쓰느라고 자신을 돌아볼 수 없고,
돈을 벌어 사업체가 커지면 사업체 운영에 신경쓰느라 자신을 돌아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가족끼리 모여 앉아 오순도순 식사할 시간도 많이 줄어든다.
필다가 살면서 살면서 제일 행복했던 시절을 예로 들면 독자들도 이해가 될 것이다.
필자가 월셋밥 살던 시절에는 전셋방에만 들어가면 걱정이 없을 줄 알고 열심히 돈을 벌었다.
그리고 드디어 전셋방을 얻었을 때는 천하를 얻는 기분으로 무척 행복했다.
그러나 행복했던 기분도 몇 달이 지나니 시들해졌다.
얼마 지나면 집세도 올라갈 것이고 이사하기도 번거로우니 허름한 집이라도 한채 사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여 전세 안고 은행융자 안고 집을 사고 보니 말만 주인이지 머슴 살이하는
기분이었다.
전기가 고장나거나, 하수구가 막히거나,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거나, 방 온돌이 잘못 되거나 등등
집 주인으로서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았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여유가 조금 생기니 이제는 노후 대책으로 조그마한 상가 건물이라도 사가지고
세라도 받아먹고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집 한칸 마련하여 운동삼아 텃밭이라도 일구며 살것 아닌가,
그래서 또 열심히 돈을 벌어야다는 욕심으로 동서남북 바쁘게 뛰다보니 내 분복이 겨우 집 한칸이었는지
아니면 욕심을 부려 신이 노했는지는 모르지만 생각지도 않게 보증선 것이 잘못되어 있는 재산
다 날리고 말았다.
결국 10만원 보증금에 월세 3만원 지하 단칸방 신세.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어 쓴 웃음만 나온다.
마누라는 울고 불고 야단이고, 평소에 친하다 싶던 사람들은 발걸음을 딱 끊고 내가 찾아가도
만나주지 않았다.
수년간 모은 재산이 하루 아침에 거덜나고 보니 처량한 신세 한탄이 저절로 나오고,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꺼지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며칠 지나 마음을 정리하고 보니 남이 보기에는 다 망했다고 하지만
지금 이 생활이 천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의욕이 없어졌으니 번뇌하는 마음도 사라지고, 많이 버나 적게 버나
하루에 밥 한 그릇 물 한 그릇 숨쉬는 것 외에는 내것이 없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단칸방이라 아이들과 한 이불속에서 잠을 자니 가족의 따스한 온기에 행복함을 느껴져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눈물이 나기도 했다.
걸레하나 가지면 방청소를 할 수 있으니 청소하는데 힘 안 들어 좋고,
시골에서 손님이 와서 삭사 한끼 대접을 못해도 차비 한푼 주지 않아도 원망하는 사람 없었다.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사방팔방 돌아다녀도 도둑들까봐 마음에 부담되는 일이 없으니
이보다 더 편안한 천국 생활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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